어제 밤에 집 청소하다가 떨어진 사진첩 하나 주웠는데 엄마 손글씨로 '2009년 오키나와'라고 적혀있길래 펼쳐봤어요. 첫장부터 난리더라고요. 뒷라인에서 비행기 탄지 얼마 안돼서 토할 뻔한 표정이 그대로 찍혀있고 옆자리 아저씨 표정이 너무 웃겨요. 그때만 해도 디카가 고물이라 화질 개삥이지만 오히려 그게 더 감성적이네. 특히 나하 시장에서 샀다는 붉은색 키링 아직도 열쇠고리에 달려있는거 보니까 가슴이 뭉클했어요.
당시만 해도 친구랑 우정 여행이라며 장난치다가 첫날부터 한바탕 싸웠었는데, 지금 보면 다 애정 어린 기억이더라고요. 어제 사진첩 넘기다가 내가 왜 그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화만 냈는지 새삼 이해가 됐어요. 그리고 꼭 이번엔 가족 데리고 꼭 다시 가고 싶단 생각이 들었죠. 시간 참 잔인해요. 15년만에야 고마움을 알게 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