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네 후배가 필름카메라 들고 일본 갔다가 42장 중 24장만 살아 돌아왔대. 나는 얼마 전에 똑같이 24장을 남기고 실패한 사람이라 반가운 마음에 시원한 한 잔 사줬다. 솔직히 말하면 42장 중 24장이면 60% 생존률인데 그게 무슨 큰일인가 싶지만 필름 하나에 36컷 들어가는 거 생각하면 한 통 날리고 6컷만 건진 셈이라 눈물 날 지경이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하나씩 필름 카메라에 빠지는 걸 보면서 '아 저런 감성은 끝났네' 했는데 오히려 더 극한의 감성을 좇는 거 같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으면 실수해도 바로 지우고 다시 찍으면 되지만 필름은 한 발의 불발탄이 인생 한 컷을 통째로 날리는 심정으로 다가온다. 그게 바로 맛이야 근데. 실패한 사진들이야말로 진짜 추억이 되는 법이다. 내가 아직도 구석에 모아놓은 검은 필름 통들 보면서 늘 생각한다.
언젠가 현상소에서 덜어온 이야기 뿐만 아니라 실패한 이야기까지 올려놔야지. 그래야 다른 사람도 비슷한 실패를 하면서도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네' 하고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출처
- [디갤] gr4 일본 여행 (42장) (community_intel)
- [유갤] 9,900원 빵 뷔페 9,900원에 두쫀쿠까지 준다고??????? (community_intel)
- [인갤] 각종 덱빌딩 게임들 해보고 리뷰! (community_int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