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에 야 너네 회사 회식 가는 거냐? 아니면 왜 갑자기 회사 그만두냐 라며 영문도 모르고 성조기 세 개나 던지는 거 진짜 웃기다. 사실 대기업 다니는 딸이 퇴사한다고 했을 때 반응이 이런 줄 알았는데, 아니 글쎄 차라리 빨리 나와, 너 피 터지게 일해서 얻는 게 뭔데 라고 하셨음.
근데 왜 웃음이 안 나오냐면, 퇴사 전날까지 연차도 못 쓰고 밤 10시 넘게 퇴근하다가 아침에 피곤해서 눈 붓는 걸 보고도 회사 떠나지 말라고 했던 부모님이었거든. 부모 세대는 스펙이라는 단어에 눈이 멀어서였겠지만, 요즘 2030은 생존 전략이 달라. 연봉 7천 받는다고 해 봐야 월세랑 생활비 까면 1백씩 모으는 것도 빡세고, 승진한다 해도 상여금 깎인 지 오래다.
무엇보다 퇴사 통보 한 시간 뒤에 14억 7,530만 원 주는 사기 프로젝트 납치 사건 뉴스가 떴을 때 그게 더 허탈했다. 퇴사했다고 세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이제 글 쓰면서 먹고살게요 라 말하니 엄마는 딱 한 마디. 그래도 부모는 몰래 K-컵밥이라도 사먹는 거 안 보고 싶어. 진심이셨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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