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서는 잘 안 믿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하루에도 AI 한테 미팅 정리, 식단 계획, 가계부 짜달라고 찔러보는게 일상이 됐다. 그런데 최근 한 달 사이에 세 번이나 뭔가 잘못된 정보를 확신에 찬 목소리로 떠벌려서 큰일 날 뻔했다. 첫 번째는 회의록에서 주요 결제 일정을 하루 뒤로 미뤄버리는 바람에 팀 전체가 하루를 비웠고, 두 번째는 지인의 생일파티 장소를 인터뷰카페라고 착각한 거였다. 실제로는 애견카페였는데 갑자기 강아지 수십 마리랑 파티하게 될 뻔했다.
세 번째는 내 계좌 잔고를 500만원 가까이 훨씬 많이 잡아서 이번 달 예산 분배가 완전 꼬였다. 물론 바로 정정했지만 이미 식당 예약도 해버렸고 부담스러운 메뉴들도 골라놨다. AI는 확률 높은 답변을 진실처럼 말하는 재주가 있어서 나도 모르게 그냥 넘어가버린단 말이지. 지식의 경계를 모르고 자신감만 넘치니까 오히려 믿을만한 사람보다 더 위험한 느낌이 든다.
이왕 쓸거면 뭔가 잘못됐을 때 바로 고치고 배상해주는 AI 서비스도 나왔으면 좋겠다. 아니면 내가 직접 오류 낸 적이 있는 기능 블랙리스트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