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 정리하다가 고등학교 때 그린 만화 떴길래 펼쳐봤는데 미친...첫 페이지부터 주인공 눈동자 진짜 크게 그려놓고 대사는 '나는 패왕색의 악마왕...' 이러고 있음. ㅋㅋㅋㅋ 근데 무튼 시나리오가 알고보니 내가 좋아하던 애가 주인공 여자친구 되는 거였음. 진짜 창렬한 발상인데 당시엔 천재적이라고 생각했던 거임.
대사 진짜 쪽팔림... '겁도 없군, 네놈 정도는 나의 어둠의 검 끝에 닿지도 못한다!' 이런 거 주구장창. 근데 또 이상하게도 배경 그림은 꽤 잘 그려져 있어서 뭐지 싶음. 당시엔 만화가 되서 애니화 되고 소설 원작 걸고 오리지널도 낸다고 생각하면서 혼자 설레하고 있었음. 그냥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이건 진짜 블랙컴퍼니 전설 만들던 것 같은데' 이런 망상까지 했던 듯.
10년 지나니까 기억도 뿌옇고. 당시에 앞머리 땋고 다니면서 '나는 특별해' 인간 뽕뽑으면서 열심히 그렸던 것 같음. 근데 지금 와서 다시 보니까 이상하게도 안 창피하고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좋음. 그냥 그 시절에 열정 있었고 꿈 있었던 거 그 자체가 멋져서. 아직도 그때 그 만화 통째로 가지고 있는데 지금 새로 그림체로 그려서 완결 시킬까도 생각 중임. 어쩌면 진짜 그림 실력이 늘었으니까 내 꿈 하나 더 완성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음.
출처
- [한갤] 10년전 고등학교 만화...........jpg (community_intel)
- [바갤] 내 오토바이로 일본일주 9/30~10/26_1-2편 (community_intel)
- [주갤] 남편한테 비싼선물 받아본적 없는데 (community_int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