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가 시험장 나온다고 해서 밥 먹자고 집에 왔는데 말야. 자기는 최종 탈락했다면서 우리가 아는 유명 개그맨이 실제로 심사위원들한테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감동적인 장면 한 번만 보여줘봐라는 말에 막막해져서 그냥 그럼 한 번만 웃겨드릴게요 하고 진지한 표정으로 10초간 침묵했다는 거야. 눈 맞추며 이야기하면서 끝까지 심사위원들이 웃길 기다렸는데 단 한 명도 안 웃었대.
그 자리에서 바로 연기 모냉도 아니고 그냥 생각에서 벌거벗은 기분이라면서 빡쳐서 집에 오는 길에 편의점 맥주 사와서 한 캔 뚜껑 열자마자 쏟아서 또 한 번만 울었다들켰다고. 아 진짜 뭔가 공감하면서도 허무해서 이야기 들으면서 맥주 더 사왔어. 그래서 생각났는데 실제로 시험장에서 이런 말장난 오케스트레이션 같아서 웃기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더 웃기게 되는 순간들이 왜 이럴까 싶음.
요즘 생각해보면 진지함이 웃길 때 더 웃기는 것 같아서 얘기 들으면서 친구도 참는 듯 참는 듯 결국 한복판에서 특유의 표짓을 쓰면서 결국 웃겼어. 그 이후로 우리는 집 근처 맥주 한 잔 할 때마다 한 번만이라는 신조어가 됐다는 듯이 서로 바보같은 표정 지으며 마시는데 그 정도면 결국 얻어낸 거 아닌가 싶기도 해.
출처
- 개그맨 시험 최종 탈락 이유를 알고 빡친 개그맨.jpg (community_intel)
- 큰 통에 많이 줬으면 하는 반찬 (community_intel)
- HBO 드라마 해리포터 헤르미온느 배우 인터뷰 영상 (community_int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