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홍대입구역 에스컬레이터에서 뚱녀가 되려던 나를 덮친 건 장장 2분간의 따라하기 게임이었다. 앞에 서던 사람 핸드폰에서 터져 나온 봉차 노래에 맞춰 진동이 온몸으로 전해지니까 반사적으로 어깨 으쓱으쓱. 줄 끝에 있던 아저씨는 눈치 없이 비좁게 붙어서 덩달아 고개 흔들며 이게 대한민국 발롱도르 순위 3위라던데요 하고 웃었다. 막상 내 차례가 되니까 이어폰 빼고 나오는 소음이 진짜 댄스 연습장인 줄 착각했다.
1500원짜리 티켓 기다리며 획득한 춤실력, 무대에 올라가면 내 차례는 아니지만 인생 최초로 리듬 못 타는 거 아닌지 걱정됐던 공연은 단종. 홍대에서 계단밟으며 땀 내며 뽕 빼고 나니까 CU에서 파는 편의점 도시락까지 맛있어 보였다. 이제 무슨 공연 보고 뭐 기억하냐고 물으면 나는 솔직히 에스컬레이터 리듬게임만 기억난다고 하겠다. 고작 에스컬레이터에서 만원 어치 콘서트 경험한 셈이니, 요즘 고물가 시대에 감동이 돈 아끼는 일이 됐다.
출처
- 만화로 보는 삼국지 - 이게 왜 실화임?(여포의 활솜씨 편).JPG (community_intel)
- ㅇㅎ?) 거북목 치료에 도움 되는 스트레칭 (community_intel)
- 홍대입구역 에스컬레이터 길막 (community_int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