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 아버지가 11시에 주문한 블루투스 이어폰이 오후 2시에 도착했다. 상황이 이상해서 물어봤더니 아버지 말씀이 로켓와우 무료배송 써먹으려고 하나 더 샀지라고 한다. 통잠자고 일어나니까 50대인 우리 부모님께서 아침 7시부터 쿠팡플렉스 시청하고 계셨고, 엄마는 ‘로켓와우’ 회원혜택으로 난방비 아끼는 양말 30켤레를 샀다고 자랑했다. 딱 한달 전까지만 해도 배송비 무료나 할인쿠폰에만 관심이 있으셨는데, 이젠 ‘기프티콘 선택’에서 ‘로켓프레시 5000원 할인권’을 고르는 수준까지 왔다.
며칠 전에는 동네 친구 아저씨들(7~8명)이 집에 모여서 쿠팡 총알 구매 모임을 한다. 각자 필요한 게 있으면 5만원 이상 채워서 무료배송을 맞추는 시스템. 그 중 한 분이 아이폰 케이스 찾는다고 분위기 탔는데, 또 다른 분이 여기 2개 담으면 1000원 할인인데 같이 살까?라고 제안했다. 심지어 정산도 카카오페이 송금 1초 컷. 50대가 앱 하나 만으로 물류·결제·친구모임까지 통합 운영하는 모습이 새삼 실감 난다.
점심에 아버지가 갑자기 말씀하신다. 우리 가족 쿠팡 로켓와우 리뷰 올리면 5천원 포인트 준대. 지난주엔 우리 집 강아지 사료 자동 배송 정리도 하신대. 본인은 이렇게 되면 대형마트 갈 일이 없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근데 진짜 그동안 대형마트 갈 때마다 걸어야 했던 주차전쟁, 한바퀴 돌고 나오는 식료품 무게, 그리고 계산대 줄서기 시간들을 생각하면… 아버지의 단언이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결론은 쿠팡이 50대 일상에 스며드는 속도가 생각보다 무섭다. 쇼핑앱 하나가 부모세대의 스케줄과 라이프스타일을 분리할 수 없는 부분으로 녹아들었다는 게 새로운데, 이런 변화에 내 부모님도 '먼저 올라타 안전띠 채우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게 속이 편하다. 기술이 사람을 안내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기술을 선택해 다듬어 쓰는 순간이 딱 지금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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