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더니 오히려 내 PC가 너무 느려서 7년 묵은 970을 다시 내놓으라고 난리야. 사연은 이렇다. 어제 같이 배틀그라 플레이 중 4090을 주 120 FPS 찍던 내 게임이 갑자기 20 FPS로 뚝뚝 끊더라. 확인해보니 VGA 슬롯이 텅텅 비어있고, 부채꼴 RGB 팬이 사라졌다. 달력 보니까 3주 전쯤 그녀가 영상 편집하려면 좀 더 빠르게 돼야겠다 하며 가져갔던 게 기억났다.
여기서 리스크가 있다. 만약 고장 나면 돈 물고 따지기 민망해. 카드 값이 천 몇백이라 부담되는 데다가, A/S도 남자 친구 이름으로 돼있어 민증까지 보여줘야하는 수모도 각오해야 한다. 더구나 그녀가 말하길 이제 너는 오래된 게임만 해서 970으로도 충분해라며 위로를 해주긴 하는데, 이거 진짜 7년 전 샀던 그 거묻은 카드로 다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이건 단순한 그래픽카드 문제가 아니다. 우리 대학교 다닐 때도 내가 좋아하는 취미 생활들을 하나씩 내가 필요하니까 쓸게 하고 빼앗아가곤 했잖아. 당시에는 같이 써도 되지만 심리적 소유권 바운더리가 계속 무너지는 느낌이다. 물론 어느 부분까지가 공유, 어느 부분까지가 개인인지 기로에 서 있긴 하지만, 지금 내 상황에서는 안전장치라도 마련해야겠다. 아무튼, 혹시 비슷한 경험 있으신가요? 어떻게 해결했는지 궁금하네요.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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