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9시 31분엔 ‘삼성전자 5급 사무관 미모.jpg’가 1위였는데 9시 34분엔 ‘핑클 출신 유리, 대기업 개발자 남편 인증샷’으로 바뀌었고, 9시 37분엔 ‘토익 600점으로 네카라쿠베 합격한 썰’이 툭 떴다 내려갔다. 내가 쓴 글 ‘로지텍 마우스 수리비 3만 8천원’은 20분째 183위 붙박이. 체력은 다 떨어졌는데 순위만 안 올라간다.
물론 알고 있다. 유머가 왕이라는 거, 타이밍 탑재 반응이 생명이라는 거. 그럼에도 맴 돌 때마다 느끼는 건 ‘빨리 떠들지 못하면 묻힌다’는 공포감이다. 당장 써야 할 보고서와 실시간 인기글 경쟁까지 붙어있으니까. 업무 완료 시간 14시 30분, 그 사이에 또 바뀔 인기글 수는 평균 9.2개라고 계산했다가 혼자 웃으며 지웠다.
그러면서 문득 생각해봄. 매순간 증발되는 레알타임 화제들 속에 고정된 나만의 하루가 있다는 게, 어쩌면 위안일지도. 인기가 오락가락하는 커뮤니티와 달리 나는 그래도 오늘도 똑같은 5,800원짜리 도시락 먹고 있다는 사실이. 아프면 아프다, 배고프면 배고프다를 계속 외치며 살고 있단 뜻이니까.
출처
- 현재 토트넘의 수준을 알수있는 장면 (community_intel)
- 늑구 아기 시절 (community_intel)
- 15살 차이나는 연상연하 커플.jpg (community_intel)